UX 業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UX 접근 방법의 차이

푸른염소 2022. 9. 2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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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제조사(S전자)에서 10년, 서비스 회사(C커머스)에서 2년의 직장 생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회사를 이직했던 큰 이유 중, 제조업에서 접근하는 UX 디자인은 아무래도 단일 제품에 한정된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 회사의 UX 디자인을 경험해 보지 못하면 전반적인 UX 디자인에 대한 반쪽의 이해밖에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꽤 오래 전 기억이기는 하지만,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의 UX에 대한 관점과 업무적인 차이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이라고는 하지만 제가 경험한 범위 내에서만 이야기 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분야를 포괄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양한 제조업 중 모바일 관련 분야, 다양한 서비스업 중 e커머스 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생각한 부분들입니다.

 

 
 
Unique & Convention
 

각 업계에서 포커스 하는 부분 중 독창성을 통한 차별화와 관례적 활용을 통한 보편적 사용성에 대한 부분이 있습니다.

 

Unique

제조사는 각 기능과 UX에 대해 경쟁 회사와의 차별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는 특허적인 문제도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제품의 마케팅에 대한 문제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매년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제조사는 많은 비용을 마케팅에 투입하고 그 해에 얼마나 많은 플래그십 제품을 판매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좌우됩니다. 따라서 소비자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는 독특한 기능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조사가 UX디자이너에게 항상 혁신적인 경험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Convention

반면에 서비스 회사는 차별화에 다소 신중하고, 관례화되어 있는 사용성에 좀 더 집중하는 편입니다.

사용자가 이미 익숙해져 있는 UX를 차별화라는 관점에서 개선할 때, 기존 사용자의 사용 경험이 흔들리게 되면 직접적인 매출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비스에서의 모바일 사용 경험은 클릭 하나하나가 매출과 직결되는데, 특히 '결재'와 같은 중요한 화면의 UX를 다른 회사와의 차별성을 이유로 개선하게 되면 사용자는 그만큼 학습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게 되기 때문에 서비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Consistency & Intuition
 

일관성과 직관성이라는 부분은 사용성에 있어서 서로 상충되지 않는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Consistency

일관된 사용자 경험이라는 것은 하나의 제품 안에서의 UI적인 일관성 뿐만 아니라 유사 서비스와의 사용 일관성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제조사에서는 하나의 제품이 여러 가지 기능을 포함할 경우, 자사 제품 안에서의 UI 일관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단일 제품의 UI 일관성은 해당 제품의 Design Identity로 작용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품을 소유한 사용자가 충성도를 가지고 해당 제품을 장시간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제품 내에서의 일관된 UI 원칙이 사용성의 향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일관된 원칙을 고수하다 보면 단위 화면 또는 단위 테스크에 있어서 사용성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제조사는 일관성에 좀 더 무게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Intuition

서비스 회사의 경우에도 당연히 하나의 서비스 앱에 있어 상위 개념의 UI 원칙 없이 디자인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특정 테스크의 사용성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서비스 회사는 직관성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특정 화면의 CTA (Call To Action) 버튼에 대해 스타일 가이드의 원칙을 따르지 않고, 크기나 위치를 예외적으로 조정함으로써 매출을 직접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서비스 회사는 일관성보다는 직관성을 우선하게 됩니다.

생각보다 이러한 경우는 단위 화면별로 자주 발생할 수 있습니다.

 

 

Indirect & Direct data
 

제조사와 서비스 회사가 얻을 수 있는 사용자 데이터의 유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UX에 대한 접근 방법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Indirect data

신제품을 개발하는 제조사는 마케팅적인 지표 이외에 UX와 관련된 정량적인 지표를 얻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포함되는 카메라, 갤러리, 캘린더와 같은 앱에서 사용자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으며, 얻는다고 하더라도 유의미한 개선 포인트를 도출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디자인이나 UX에 대한 개선은 트렌드 리서치, 사용성 테스트,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한 간접적인 데이터를 활용할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최종 방향 결정 역시 Waterfall 방식의 수직적인 의사 결정 체계를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Direct data

서비스 회사의 경우는 필요한 거의 모든 사용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UV, DAU, MAU 등의 데이터를 통해 서비스의 활성화 정도를 쉽게 판단할 수도 있고, 서비스 내에서의 전환율(Conversion rate)이라는 강력한 지표로부터 많은 것을 유추해 낼 수 있습니다. 전환율을 통해 서비스의 연결과 끊김을 수치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직접적인 문제 제기가 가능합니다.

또한 지표의 개선을 명확한 근거로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제조업에 비해서는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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