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業

면접관 관점에서 본 UX 디자이너 취업 준비 (포트폴리오, 이력서, 면접)

푸른염소 2022. 10. 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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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10년 정도의 연차가 넘어서면서부터 많은 UX 디자이너 채용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일하던 회사는 워낙 대기업이다 보니 10년 가까운 수준의 경력으로는 면접이나 채용에 관여할 기회가 없었으나, 초고속 성장하는 e 커머스 회사에 팀장으로 있을 때에는 정말 많은 이력서/포트폴리오 검토 및 면접을 진행해야 해서 그것 자체가 고된 노동에 가까웠습니다. 

이후 디자인 에이전시에 임원으로 있는 동안에도 강도 높은 수준의 시스템화된 면접은 아니었지만 채용 면접을 통해 다양한 UX 디자이너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20년 정도의 경력이 된 현재에 돌아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의 면접을 봐왔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는 나름 면접에 대한 관점도 생기고 관심 가는 UX 디자인 지원자의 특징도 눈에 띄게 되어 몇 가지 생각했던 내용들을 써보려고 합니다. 

다만, 세상에는 아주 다양한 면접관과 인사 담당자가 있기 때문에, 제가 설명하고 있는 부분은 철저하게 저의 관점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보셨으면 합니다. 그래도 공감되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하면 취업 준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포트폴리오

 

먼저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포트폴리오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장 어필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앞에 둘 것 

사실 수많은 포트폴리오를 평가하는 것과 내 포트폴리오를 매력적으로 잘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포트폴리오 제작에 대한 직접적인 멘토링을 잘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지만,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한꺼번에 받아서 검토하다 보면 그중 나은 포트폴리오와 부족한 포트폴리오를 상대적으로 나누어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원자가 많을 경우 그 숫자만큼의 포트폴리오를 업무 시간 쪼개서 봐야 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의 1/3 지점 정도까지 눈에 띄는 요소가 있어야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포트폴리오를 통해 나의 디자인 역사를 순서대로 보여주겠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내가 가장 어필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가장 앞에 넣고 평가자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프로젝트마다 전달하려는 내용이 보이는 포트폴리오 

프로젝트마다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어느 정도 파악이 되는 포트폴리오가 좋은 것 같습니다. 모든 프로젝트마다 동일한 레이아웃으로 한쪽에 프로젝트 제목과 소개, 대표 화면 몇 개 붙이고, 간단하게 진행 과정 요약하는 것보다 프로젝트마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장점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경력직 포트폴리오의 경우 실무에서 집중한 분야가 명확하기 때문에 조금 다를 수 있으나 신입의 경우에는 대부분 학교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들이기 때문에 그래픽 작업에 집중하여 그래픽적인 역량을 보여주고 싶은 프로젝트와 UX 프로세스를 충실히 수행하여 과정에 집중한 프로젝트의 경우는 구성이 완전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똑같은 포맷으로 깔끔하게 맞춰진 10개의 프로젝트보다는 각 프로젝트의 특성에 따라 말하고자 하는 부분들이 명확히 보이는 5개의 프로젝트가 더 매력이 있는 경우가 많고, 면접 때에도 질문할 내용이나 대화할 내용이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단순 나열식 포트폴리오는 깔끔하긴 하지만 매력은 없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퀄리티가 압도적으로 좋다면 꼼꼼히 보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이력서

 

학벌과 나이

이력서를 보면 아무래도 학벌과 나이에 눈이 가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는 해당 요소에 대해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저도 오래 일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업무를 해보니 학교의 네임 밸류가 높다고 해서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명문대 출신 백 명과 잘 알려지지 않은 학교 출신 백 명을 각각 모아놓고 집단적 성과를 비교한다면 아무래도 명문대 출신 집단의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것이라고 믿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내가 뽑고자 하는 것은 명문대 출신 백 명이 아니라 지금 필요한 디자인 잘하는 사람 한 명입니다. 서류를 검토하거나 면접을 보는 사람의 관점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포트폴리오와 면접에서 자신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지 학교의 네임 밸류는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이의 경우, 나이가 너무 많고 중간에 경력 공백이 있으면 아무래도 의아한 생각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도 포트폴리오나 이력서에서 충분히 장점을 어필하고, 면접에서 본인이 나이가 많은 이유나, 경력의 공백이 생긴 이유에 대해 납득할만한 설명을 할 수 있다면 이것 또한 크게 문제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물론 신입이나 경력 1~2년 차가 필요하여 채용 공고를 냈는데, 40대가 지원하면 이건 좀 저도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는 아직까지 없었지만요.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언급

자기가 지원하고 있는 회사에 대해 한 줄이라도 언급을 해주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의외로 자기소개서에 지원한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이유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고, 자기 자신에 대한 내용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이라면 모르겠지만 (물론 이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만) 작은 회사일수록 지원자가 우리 회사에 오고 싶어 하는 것이 진심일지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열 명의 지원자가 자기 자신의 장점을 설명했는데, 그중 한 지원자가 거기에 더해 이 회사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본인이 일하고 싶은 회사는 이곳이라는 점을 어필한다면 인상에 남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지원하는 회사에 대해 거의 알아보지 않고 동일한 이력서를 여기저기 넣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취업을 위한 절박함도 있겠지만 어디 하나 됐으면 하는 마음보다는, 정말 일하고 싶고 자신이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 회사를 잘 선택하여 그 회사에 맞도록 지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커머스 회사에 지원하는데 디자인 열심히 하겠다는 얘기만 하는 것보다는 커머스의 UX가 어떻고, 이렇게 되면 더 좋을 것 같고 하는 커머스 분야에 대한 관심을 어필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면접

 

자기 프로젝트에 대한 명확한 관점

본인이 진행한 프로젝트에 대해 명확한 관점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에 따라 디자인 능력은 뛰어난데 말을 조리 있게 잘 못하는 경우도 있고, 실력에 비해 말만 장황한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분야라면 모를까 UX 디자이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보니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진다면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입니다. 

말주변이 없는 것과 생각이 없는 것은 잠깐만 대화를 나눠봐도 누구나 금방 알 수가 있습니다. 

자신이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어떠한 어려움이 있었고, 자신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깨달음과 배움이 있었는지는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걸 말할 수 없다면 생각 없이 수동적으로 일했기 때문입니다.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일한 사람은 그 부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게 마련입니다. 

혹은 본인이 경험한 프로젝트와 다른 부분에 대한 질문을 받더라도, 자신이 경험한 프로젝트에서 생각한 점을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본인의 프로젝트로 이야기를 유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긴장은 필요하지만 주눅 들 필요는 없다

면접관 앞에서 어느 정도의 긴장감은 면접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일 수 있지만, 주눅 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면접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당장 좋은 디자이너를 뽑고 싶어서 면접을 보는 것이지, 면접 보러 온 디자이너를 평가하고 면박 주고 쓴소리해서 떨어뜨리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빨리 좋은 디자이너를 채용해서 업무에 투입시키고 싶은 것이 회사의 입장입니다. 

회사에 UX 디자이너가 필요하여 채용 공고를 낸 것이기 때문에 지원한 사람이 현재 채용하고자 하는 포지션에 fit만 맞으면 빨리 뽑고 싶어 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런 후보자가 많아 그중에서 회사가 고를 수 있는 입장이 된다면 당연히 비교 우위가 되는 디자이너를 뽑을 수밖에 없으니 상대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게 사실입니다. 

 

 

마무리하며

 

최근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멘토링을 하다가 포트폴리오 제작이나 취업에 대해 잠깐 대화를 나누던 중 생각나는 것들이 있어 글로 정리해 봤습니다. 

거의 자료 정리를 위한 목적으로 활용 중인 블로그이지만 누군가가 읽는다면 조금이라도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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